열사병으로 아이가 죽었다는 가슴아픈 뉴스를 볼 때마다
왜 그럴 때까지 주변사람들이 방치를 한거지? 라며 이상하게 여겼는데
지난번 아들의 동아리 활동에 참가했다가 부원중 한명이 아마도 열사병 증상으로 쓰러져 눈도 깜빡못하는 상태인데도
주변 어른들은 열심히 몸을 식히고 걱정하면서도 그대로 회복을 바라며 지켜보기만 할 뿐인걸 보게되었다.
누구나가 머리속에선 (이대로 괜찮은가...? 구급차 부르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아무도 '구급차 부르죠!' 라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느낌이었다.
'구급차를 부른다' = '현장에 큰일을 만든다' 라는 책임에 대한 중압때문에 그런 망설임이 생기는 것 같았다.
의사도 뭣도 아닌 내가, 하물며 부모도 아닌 자신이 그렇게 호들갑 떠는 것도 좀...이라는 인식도 아마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평소 사서걱정&과보호라며 주변에서도 유명했던 내가 '구급차 부르죠!' 라고 말한 순간
주변에서도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해 한 사람은 곧바로 119에 연락하고
다른 사람도 쓰러진 사람이 언제든지 구급차에 탈 수 있도록 옷을 준비하고, 구급차까지 가는 동선을 틔우고
부원들이 그의 짐을 모으고, 누가 따라갈지 등등 그 후의 흐름에 대해 모두 의논하면서
10분도 되지 않는 사이에 병원 후송까지 끝낼 수 있었다.
피가 나는 것도 아니고 통증을 호소하는 것도 아닌 '열사병'이라는 얼핏보면 대단치 않아보이는 증상속에서
'구급차 부르죠!' 는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확실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다.
내가 만약 평소부터 눈치없는 사서걱정 과보호 엄마가 아니었다면
그 상황의 그 분위기 속에서 그런 말을 꺼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여러가지 의미로 귀중한 체험이었다.
댓글(26)
안전은 과하다는 말이 부족할정도로 철저하게 예방하고 지켜야 하는 이유지
규정을 지키거나 예방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참사들이 아직도 나오고 있고
''열사병'이라는 얼핏보면 대단치 않아보이는 증상속에서'...
사람이 열받아 뻗었는데 메타인지가 그리 된다고?
사람이 쓰러지면 구급차 부르는게 당연한거 아닌가
세월호 터진지 반년도 안지났을때 학원에서 화재벨 울려서 나가려니깐 학원쌤한테 호통들은거 생각나네. 호들갑좀 떨면 어때. 드로잉 30분 덜한다고 붙을 학교가 안붙는 것도 아니고.
군대에서 훈련하고 있었는데 의무병 한명이 열사병으로 기절?함 그때 헬기만 부르면 살수있었는데....
나도 최근에 크게 다친적있는데, 처음엔 그냥 괜찮을줄 알았는데 몸이 움직이질 않더라고. 주변 사람한테 구급차 불러달래서 병원갔더니 골절이라 수술했지.
아프다 싶으면 부르자고~
별거아닌걸로 큰일만든다
니가 책임질꺼냐
이게 무섭지
안전에 관련해선 언제나 과민한게 낫지......
한국도 마찬가지 응급상황에서 누가119에전화해달라
라고하지말고 찍어서당신이 전화해라라고 지시하라고 가르치더라고
거의 10년도 더 된 이야기지만 그 때 뭔 의약품 부작용 등등으로 하반신 마비 온 적이 있었는데.
침착하게 119 전화 해서 현재 위치, 현재 상황, 이러저러 하니 구급차 좀 와주십시오~ 했는데.
너무 침착하니 장난전화인줄 알았는지 몇 번을 같은 내용으로 부탁해야 왔었던 적도 있지. ㅠㅠ
대학병원 가서 정밀검사 받았을 때 거기서 더 늦었으면 기절해 혼수상태 빠졌을 수도 있었다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