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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 .. | 19:00 | 추천 30 | 조회 47

글쓰기 업계 관련해서 있었던 개인 썰 +47 [10]

루리웹 원문링크 https://m.ruliweb.com/best/board/300143/read/67934689

1. 12년 전 싸구려 편?집?자 알바


아직 드래곤이 써클로 곰방대를 피고 대여점 싸구려 판타지 소설 살아있던 적에 어떤 알바가 있었는데


편?집?자 알바를 뛰는 거였음. 


뭐 제대로 된 편집자를 알바로 뽑을 리가 없겠지?


이게 어떤 거냐면 싸구려 웹소설을 편집장(웃음)이 집어오면 


글 쓰는 대학생들 잡아다가 이 어디다가 말려서 먹으려고 해도 답이 없는 시래기같은 글을 쭉 잡아펴고 다림질해서


누군가 읽을 수 있는 무언가로 바꾸는 그런 작업이었음.


이런 게 있을 거 같냐고? 있었음.



제대로 된 간판작품은 당연히 정상적인 작가가 쓰는데 


이런 건 딱 대여점에 4권짜리 밀어넣기로 세트로 밀어넣으면 누군가는 빌려보고 내상을 입으며 딱 원가만큼만 챙겨주는 그런 쓰레기 소설들임.


그 과정에서 가끔 어떤 레전더리한 일이 벌어지냐면


ㅁㅁ : 슈슉! 때렸다!

ㅅㅅ :윽 졌다 흑흑

ㅁㅁ : 아싸! (ㅁㅁ는 레벨이 올랐다! 슈슈슉)


이런거도 고쳐서 사람이 읽을 글을 만들어와야함.


대부분 이런 글은 작가들이 중고딩이고


중고딩 작가 소설 데뷔! 이딴 식으로 뒷페이지에 한두줄 넣어서 중고딩 애들이 선망의 눈을 반짝거리며 빌려보도록 하는 게 목표였음.


글이 왜 이렇게 심각했냐고?


우리나라는 글쓰기 교육을 제대로 한 적이 아관파천 이래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시점 개념이 살아있기만 해도 그 작가는 신이고 등장인물 이름을 외우고만 있어도 장군감이었음.


갑자기 등장인물 이름이 바뀌거나, 특정 등장인물에 대한 비방중상이 가득차 있거나 하면


아 이거 현실의 누군가가 새어나오는구나...싶던 그런 작가와 작품들이 있었음.



당연히 이런 똥쓰레기 글은 한 명이 치울 수 없으니


알바 둘 정도가 붙어서 수정하는데


그러다보니 전반부와 후반부가 말투가 다르다거나


작가에게 메일로 물어봐서 정한 이름이 두 편집자(ㅋ)에게 다르게 전해져서 성이 바뀌는 성희롱이 일어나거나 비일비재했음.


이렇게 한 10권 정도 작업했던 것 같음.


당시에 주당 8-9시간 일해서 100 좀 넘게 받았나? 이후 과외나 올림피아드 학원강사가 돈 더 돼서 잘 안했음. 





2. 교양서적 번역 대필


교양서적 번역이면 번역이지 대필은 뭔소리임? 싶겠는데


번역가의 글도 대필인 경우가 있습니다. 진짜로


책을 사서 봤더니 서문부터 ㅇㅇㅇ 교수 글이라고 나오는데,


그 교수 수업 들으면 그 교수는 그 정도의 언어적 교양이 있을 리가 없는 싸구려인 세 치 혀의 소유자인 거 같은데요 한 경우는


보통 대필작가가 그거까지 대필해주는 경우임.


심지어 이걸 원서 수업 학부 과제로 내서 과제 결과 짜집기해서 하는 교수가 있는데


이런 걸로 번역된 책을 집으면 절망할 수밖에 없음


이딴 식으로 만들어진 책을 이해하느니 직접 짱구를 굴려서 자기가 제일 잘 하는 외국어 번역본을 구해 읽거나,


아니면 목숨을 걸고 북한 도서관에 잠입해서 문화어 번역판을 보는 게 학문 진전엔 더 도움이 될 수 있음.


그래서 조금 더 나은게 이거 "대필" 하는 사람들에게 시키는 거임.


사실 조금 더 낫다고 해봤자, 대학원생 안에서 모든 인원을 구비하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가 생기고(타 분야 다 아는 번역가가 존재는 하냐고)


나는 아는 사람 아는 사람 건너서 그러다가 대참사 난 글을 다시 좀 어떻게 해주세요 하는 일을 단돈 오십만 받고 한 적이 있음.


그떄는 돈이 필요했고, 일반적인 단가도 모르는 철없는 때였는데,


번역에 참가한 대학원생들 일부, 아니 거의 대부분의 습한 것들이


모든 용어를 영어용어 그대로 박아두고 번역이랍시고 보내준 걸 보고


진짜로 분기탱천해서 선금 안 봤으면 진정 못하고 집어던졌을 상황이 있었음


요새는 이거 전문 편집팀이 따로 있다고 들음. 어디가지나 소문인데 나한테 알선해준 분이 이런 걸로 먹고사는 거 같더라.





3.  공모전용 시 대필


미친소리같죠? 공모전용 시를 대필하다니.


그런데 그게 실제로 존재했습니다 빌어처먹을.


왜 이런 일이 벌어지냐면, 자기가 문화적 생활을 한다고 자부하면서 정작 시를 낸 적이 없는 사람들이


자기 이름 달린 시가 필요한데 자기는 시를 못 쓰고


그리고 그 시로 공모전에 나갔다는 "성과"가 필요한 사람들이 이런 걸 함.


사기업에서 ㅇㅇ 주제로 시를 써 주세요~ 했는데 그 기업 내부인이 상을 타거나 했을 경우는


그 사람이 진짜로 시를 정말 취미로 쓰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이런 식으로 시 대필을 맡겼을 가능성이 큼.


그거 덕분에 ㅇㅇ 주제로 홍보문 써 주세요 같은 일거리도 어느 정도 소화 가능하긴 한데


솔직히 내가 그거로 정말 먹고살만큼 잘 쓰는 게 아니라 늘 고심이긴 함.


특히 굶문과나 문예파괴학과 애들과 경쟁하게 되는데


그 애들에게는 이게 거의 유일한 딱풀 출처니 가끔 어 이래도 되나 싶어짐.




4. 기업 발표회 프레젠테이션 작성 및 대본 및 발표교육


지금 자주 하는 거. ㅇㅇㅇ에서 강연해야 하는데 강연해야할 책임자가 진짜 말을 드럽게 못하니까


관계부서에서 해당 기술 아는 ㅁㅁ씨가 발표자료 만들고 어떻게 발표할 지 알려줘요~ 하고 던지는 일임.


최근 이래서 자칭 테크라이터 해야하는 거 아닌가 고민하고 있음.


실제로 꽤 있는 일이고, 타 회사에서도 이런 보직 있는 곳도 있는 듯 하더라.


사내 테크인터뷰 진행하고 보고서 대리작성도 몇 번 해봄. 다들 보고서 쓰기 싫어하니까......


솔직히 일하는 것도 ㅈ같은데 그걸로 보고서까지 쓰라고 하면 열밭지 않으십니까 다들





5.  플레이스홀더용으로 적당히 쓴 텍스트가 실제 인게임에 들어가 봄


진짜임. 특정 컨텐츠를 패치해야 하는데 기획자가 작업결과를 하도 안 줘서


해당 컨텐츠에 들어갈 대사, 스토리, 시놉시스, 안내문, 굥고문 등등을 급한대로 직접 대강 만들어서 때워넣은 적이 있음.


이전 회사 이전 팀에서 했던 일인데, 더 미친 건 그게 실제로 게임에 들어갔다는 거임


심지어 내 텍스트가 영광스럽게도 영어로 번역되어 글로벌(웃음)판에 들어가는 거까지 봄


당시 기획자라고 주장하던 ㅇㅇ씨는 양심이 얼마나 뒤졌는지 자기가 모든 텍스트 다 썼다고 타 회사 이직했던데 다시는 보지를 맙시다.




여기까지 했는데도 기술직으로 연구보고서 써서 먹고사는 게 현실임.


글 스타일이 정말 올드하다고 해서 웹소설 데뷔는 10년 전 이래 신경도 안 썼는데,


그동안 짠 설정이나 시추에이션, 언젠가 내 게임을 만들 경우 사용할 시놉시스는 너무 많아서 이제 지인 작가들 통해서 무상으로 풀거나 하려고


이거도 글로 먹고산다고 해야 하나 모르겠지만, 아무튼 썰 좀 풀어 봄.


(일부 내용은 좀 이래저래 잘라서 개인특정 덜되게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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